시시각각 숨통을 조여 오는 어둠의 그림자. 세상을 밝히는 빛과, 그 빛에 가려진 그림자.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가? [책 속으로] 쏴아! 철썩! 꽈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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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숨통을 조여 오는 어둠의 그림자. 세상을 밝히는 빛과, 그 빛에 가려진 그림자.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가? [책 속으로] 쏴아! 철썩! 꽈르릉……. 급격히 변하기 시작한 물살이 소용돌이치다가 뱃전에 부딪혀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뱃전이 기우뚱 흔들렸다. 그러나 모든 배마다 2개씩의 쌍돛이 달린 8척의 선단은 이내 수평을 되찾으며 때마침 불어오는 맞바람을 맞아 돛마다 가득 부풀어오른 채 앞으로 나아갔다. 물살은 점점 더 빨라져 갔다. 그리고 뱃전에 부딪히는 물결 소리도 점점 커지기만 했다. 우르릉…… 우르릉! 마치 거대한 괴물의 포효처럼 울음을 토하며 뱃전을 때리는 물결은 이제 갑판에까지 흰 이빨을 보이며 덮쳐 갔다. 비록 8척 모두가 굵고 강건한 쇠사슬로 묶여져 어지간한 파도에는 쉽사리 흔들리지 않았으나 중심으로 가까이 갈수록 소용돌이가 심해지자 그마저 별수없이 한 잎 낙엽처럼 극심하게 흔들렸다. 와르릉! 때로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물기둥이 갑판을 휩쓸고 지나기도 했다. 중심을 잃은 배 안의 모든 물건들이 이리저리 정신없이 밀렸다. 그러나 오직 하나 움직이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선두의 뱃머리에 앉은 홍의궁장여인의 신형이었다. 그녀는 마치 갑판에 못박인 것처럼 요지부동(搖之不動)의 자세로 앉아 여전히 은빛 피리를 불며 애끓는 단장의 곡을 흘려내고 있었다.
5권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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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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